오랫동안 교직에 몸담고 있는 초등학교 교감이자,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학교와 교육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로 알려서 교육의 최일선인 학교의 이야기로 교육 담론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육방송(EBS)에 출연하여 학교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교육개혁을 외칩니다. 요즘은 전방위적인 교육개혁에 지쳐서 무관심-무던함으로 대응하니 교육 대전환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개혁이든, 교육 대전환이든 속살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못마땅한 교육 현실을 정치 구호로 만들어 공포감을 조장할 뿐 알맹이는 없습니다. 그나마 있는 알맹이도 시간과 공간의 변화와 발전에 따른 사회적, 역사적 요구를 과학기술에 기댄 것뿐입니다.
그런데도 학교와 교육이 인간으로서의 성장과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은 정치 구호의 피로감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묵묵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교원이 그렇게 사명감으로 어제오늘을 버티고 있습니다. 교육개혁과 대전환에 이런 교원의 생각과 학교의 현실이 반영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인 교원의 정치 자유를 보장하면 몸과 마음이 틀 속에 갇힌 로봇이 아닌 창의적인 인간으로서 교육개혁을 주도할 것입니다.이러지 못하는 틀에 갇힌 한 로봇이 현실의 학교를 소설로 창작했습니다.

우선 기존 도서들은 수필이었고, 이번 ‘로봇으로 산다는 건’은 소설입니다. 그리고 기존 도서들은 교원을 위한 글이었다면, 이번 소설은 학교의 현실을 창작하여 많은 사람과 공유하여 학교 중심의 교육 담론을 만들 의도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잘 모르는, 잘못 알고 있음으로써 학교와 교육을 호도하고 있는 교육정책과 교육관습을 다루었습니다.

소설이라는 빌미로 노골적으로 학교와 교육의 현실을 좀 더 드러내고 싶었지만, 현직 교감으로서의 소심함과 자기 검열을 뿌리치지 못하여 교육 관료와 대학교수 중심의 교육 담론, 선거로 선출된 교육감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자기 목적 달성을 위한 운동 중심의 교육정책과 행정을 날카롭게 다루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하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여분의 아쉬움에 만족합니다.

자녀를 잘 키우려면, 학교와 교육을 걱정한다면 정치인, 교육 관료, 대중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교육 전문가들이 아닌 자녀의 담임과 교원의 이야기에 귀를 더 기울여 주세요. 그리고 진솔하게 소통하십시오.